비 오는 아침, 맨발로 경사진 언덕을 기어오르는 시어머니를 발견한 순간 — 저는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치매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저는 과수원 주인이었고, 시어머니는 사과를 훔치다 들킨 사람이었습니다. 치매의 배회 증상과 인지왜곡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완강한지, 그날 저는 온몸으로 배웠습니다.배회증상, 왜 그토록 막기 어려운가그날 아침은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집안일을 하다 우연히 창밖을 봤는데, 시어머니가 신발도 양말도 없이 앞뜰 언덕을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언덕은 자연석으로 조경된 가파른 경사지로, 성인이 오르기도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넘어지면 머리를 다칠 수 있었기에 저는 살금살금 뒤를 쫓아 올라가 뒤에서 안으려 했습니다.그런데 시어머니는 나뭇가지를 움켜잡고 있는 힘껏 버텼습니..
솔직히 처음에는 요로염증인 줄 알았습니다. 소변 검사를 해봐도 이상이 없다는 말에 저도 당황했고, 그때부터 뭔가 다른 문제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빈뇨는 단순한 방광 문제가 아닙니다. 뇌 기능 저하로 인해 배뇨 신호 자체가 오작동하는 신경인지적 증상으로, 일반적인 민간요법이나 비뇨기과 처방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몇 년을 곁에서 겪어보니, 이 증상이 환자보다 간병인을 더 먼저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치매성 빈뇨, 요의절박은 방광이 아니라 뇌의 문제였습니다시어머님이 하루에도 수십 번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을 때, 저는 먼저 요로감염을 의심했습니다. 외래 진찰 때마다 소변 검사를 해봤지만 결과는 늘 정상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오줌소태'가 아닐까 싶어 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