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누군가가 옷을 거꾸로 입거나,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할 때 처음엔 그냥 넘기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게 치매의 시작이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시어머님을 모시며 직접 겪어보니,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조금씩 드러나는 병이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넘겼던 초기 증상들어느 이른 봄날, 같은 교회 교우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시어머님이 긴 팔 겉옷 위에 짧은 반소매 여름 블라우스를 걸치고 전도를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머릿속이 멈췄습니다. 평소 단정하게 차려입던 분이셨는데, 그런 옷차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나가셨다는 게 낯설었습니다.그 교우는 또 이런 말도 전했습니다. 전도를 하다가도 뭔가에 쫓기는 것..
어머니가 며칠째 잠을 못 잔다고 하시면 처음엔 그냥 노인 불면증이겠거니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단순한 불면증'이 사실은 치매의 초기 신호였다는 걸 병원 진단을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병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수년 전부터 조각조각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불면증과 이상 행동, 치매의 첫 신호였습니다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직후, 시어머님은 잠을 못 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습니다. 낮에는 코까지 골며 주무시면서도, 밤이면 한숨도 못 잤다고 이웃마다 붙잡고 하소연하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사별 후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우울 반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보약을 지어드리고, 마당에 탁구대를 놓고, 함께 산책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환경을 바꿔드려도 '잠 못 잔다..
"살림은 제가 할게요."효도라고 믿었던 일이, 어머니의 삶에서 마지막 역할을 빼앗고 있었습니다.안녕하세요. 저는 7년 동안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삶과 사랑을 다시 배운 며느리입니다. 이 기록이 오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실제 간병일기"이제 나는 할 일이 없네."그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어머니는 이제 편히 쉬세요."며느리가 살림을 맡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시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집안일은 하나둘 제 몫이 되었습니다.장을 보는 일도, 반찬을 만드는 일도, 손님을 맞는 일도 모두 제가 맡았습니다.그때 저는 그것이 효도라고 믿었습니다.어머니를 쉬게 해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저는 살림만 넘겨받..
남편을 떠나보낸 뒤, 시어머니는 자신부터 용서하지 못했습니다배우자의 죽음은 마음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도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안녕하세요. 저는 7년 동안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삶과 사랑을 다시 배운 며느리입니다. 이 기록이 오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실제 간병일기"나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어."숟가락을 드셨다가 다시 내려놓으셨습니다."왜 안 드세요?"조심스럽게 묻자 시어머니는 한참 말이 없었습니다.그리고 힘없이 말씀하셨습니다."나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어."방 안은 고요했습니다.식탁 위에는 시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반찬들이 놓여 있었습니다.아침부터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었습니다.하지만 시어머니는 젓가락조차 들지 못했습니다."남편이 살아계실 때 내가 너무 잘못한 게 많아..
"누가 내 돈을 가져갔어."성격이라고 믿었던 의심은 치매의 첫 신호였습니다.안녕하세요.저는 7년 동안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삶과 사랑을 다시 배운 며느리입니다.이 기록이 오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내 돈이 없어졌어."아침 식탁에 앉자마자 시어머니가 말씀하셨다.아직 서랍은 열어보지도 않았다.찾아보지도 않았다.그런데도 결론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누가 가져갔어."잠시 침묵이 흘렀다.이어서 더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그 손모가지를 잘라야 해."집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도둑은 없었다.하지만 시어머니에게는 분명히 있었다.그날도 돈은 없어지지 않았다.며칠 뒤, 친구가 찾아와 빌려 갔던 돈을 돌려주었다.또 어떤 날에는 시어머니가 ..
안녕하세요. 저는 7년 동안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며 삶과 사랑을 다시 배운 며느리입니다. 이 기록이 오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7년간 시어머니를 돌보며 알게 된 치매의 첫 신호 "나 요즘 잠을 통 못 자."지금도 그 말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처음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잠이 줄어드는 줄 알았습니다. 밤에 몇 번씩 깨는 것도,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도 흔한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낮에 조금 덜 주무시면 밤에 잘 주무실 거예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씀드렸습니다.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말은 치매가 보내는 아주 이른 신호였을지도 모릅니다.저는 7년 동안 시어머니를 모시며 치매 가족이 겪는 현실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 제40회 신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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