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간병이 이렇게까지 저를 무너뜨릴 거라고 몰랐습니다. 시어머님의 치매 증상이 깊어지던 시절, 저는 낮에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밤이 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대로 그냥 자버리자"고 억지를 쓰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게 도망이었는지, 살려달라는 신호였는지, 지금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치매 간병 현장에서 간병인이 겪는 심리적 붕괴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깊습니다. 그 과정을 지금부터 제가 겪은 것을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간병 스트레스가 수면 장애로 이어지는 구조제가 직접 겪어보니, 간병 스트레스는 단순히 "힘들다"는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몸이 자리에 눕는 순간부터 "또 언제 부르실까"라는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이 시작됩니다. 예기 불안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인지 기능이 나빠진다는 건 알았어도, 새벽 두 시에 밥을 달라며 가족을 깨울 거라는 건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님이 저를 '밥 하는 아주마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던 그 즈음, 야간 각성(nocturnal awakening)이 본격화됐습니다. 이 글은 치매 수면 장애가 보호자의 일상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수면제 선택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제가 직접 겪은 시각으로 풀어본 기록입니다.야간 각성: 치매가 시계를 망가뜨리는 방식치매 환자에게 새벽 각성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잠버릇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는 일주기리듬 장애(circadian rhythm disorder)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일주기리듬이란 24시간 주기로 수면과 각성, 체온,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