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돌발행동은 단순히 인지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시어머님을 간병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건, 치매와 우울증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나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약 하나가 바뀔 때마다 어머님의 상태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걸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설명하기 어려운 종류의 공포였습니다. 기질성 우울증과 치매, 약물 균형이 무너지면 생기는 일일반적으로 치매와 우울증은 별개의 질환으로 구분해서 치료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시어머님의 경우,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올라오는 구조였습니다. 담당 의사도 "자신으로서도 여간 난감한 경우가 아니..
치매 환자의 돌발행동은 단순히 인지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시어머님을 간병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건, 치매와 우울증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나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약 하나가 바뀔 때마다 어머님의 상태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걸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설명하기 어려운 종류의 공포였습니다.기질성 우울증과 치매, 그 줄타기에서 약물 균형이 무너지면 생기는 일일반적으로 치매와 우울증은 별개의 질환으로 구분해서 치료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시어머님의 경우,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면서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올라오는 구조였습니다. 담당 의사도 "자신으로서도 여간 난감한..
가족 중 누군가가 옷을 거꾸로 입거나,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할 때 처음엔 그냥 넘기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게 치매의 시작이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시어머님을 모시며 직접 겪어보니,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조금씩 드러나는 병이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넘겼던 초기 증상들어느 이른 봄날, 같은 교회 교우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시어머님이 긴 팔 겉옷 위에 짧은 반소매 여름 블라우스를 걸치고 전도를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머릿속이 멈췄습니다. 평소 단정하게 차려입던 분이셨는데, 그런 옷차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나가셨다는 게 낯설었습니다.그 교우는 또 이런 말도 전했습니다. 전도를 하다가도 뭔가에 쫓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