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 맨발로 경사진 언덕을 기어오르는 시어머니를 발견한 순간 — 저는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치매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저는 과수원 주인이었고, 시어머니는 사과를 훔치다 들킨 사람이었습니다. 치매의 배회 증상과 인지왜곡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완강한지, 그날 저는 온몸으로 배웠습니다.배회증상, 왜 그토록 막기 어려운가그날 아침은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집안일을 하다 우연히 창밖을 봤는데, 시어머니가 신발도 양말도 없이 앞뜰 언덕을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언덕은 자연석으로 조경된 가파른 경사지로, 성인이 오르기도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넘어지면 머리를 다칠 수 있었기에 저는 살금살금 뒤를 쫓아 올라가 뒤에서 안으려 했습니다.그런데 시어머니는 나뭇가지를 움켜잡고 있는 힘껏 버텼습니..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았다.
2026. 8. 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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