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간병이 이렇게까지 저를 무너뜨릴 거라고 몰랐습니다. 시어머님의 치매 증상이 깊어지던 시절, 저는 낮에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밤이 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대로 그냥 자버리자"고 억지를 쓰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게 도망이었는지, 살려달라는 신호였는지, 지금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치매 간병 현장에서 간병인이 겪는 심리적 붕괴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깊습니다. 그 과정을 지금부터 제가 겪은 것을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간병 스트레스가 수면 장애로 이어지는 구조제가 직접 겪어보니, 간병 스트레스는 단순히 "힘들다"는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몸이 자리에 눕는 순간부터 "또 언제 부르실까"라는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이 시작됩니다. 예기 불안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
치매 환자의 70% 이상이 수면장애를 동반한다는 사실, 저는 그 숫자가 통계가 아니라 매일 밤 제 몸으로 확인했습니다. 낮에는 거실에서 코를 골며 주무시다가, 밤만 되면 "나 죽는다, 잠을 못 자서 죽겠다"며 온 집을 깨우셨던 시어머님. 그 시간을 7년 가까이 함께 버텼습니다. 수면장애 — "밤에 못 잔다"는 말이 얼마나 복잡한지일반적으로 치매 환자의 수면 문제는 "밤에 잘 못 주무신다" 정도로 단순하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시어머님은 낮에 두세 시간씩 낮잠을 주무셨고, 밤이 되면 전혀 주무시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밤 열두 시, 새벽 두 시에 "나 이러다 죽는다"며 저를 흔들어 깨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수면-각성 리듬 장애(Circadian Rhythm ..